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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j
2010. 6. 25. 02:58
유언장을 남기는 것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찬다. 그것은 죽음을 앞에둔 무서움도 두려움도 아닌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남기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이 서러운 것이다.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살아간다는 것이 말이다. 생존하고 있는 상태인 우리는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가 자신에게 묻고 묻고 또 물었을 것이다. 죽지 않았기 때문에 살고 있다는 말은 비참하다. 모두가 죽는단 말조차도 석연치 않다. 살아있는 순간에 쏟아낸 그 많은 말들과 죽음을 곧 앞에 둔 말은 무엇이 다른걸까. 한 인간이 죽음 전에 남긴 말(유언)에 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살아있음 보다 죽음이 더 중요한 의미인지도 모른다. 한 인간이 생을 마감하기 전 내뱉아야 할 그 말은 위대한 말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내뱉었어야 하는 가장 확실한 말, 제자리로 돌려놓아야하는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