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

sienj 2010. 9. 16. 20:52


답이 없고, 이유도 없는 것. 그리고 확실하지 않는 것들을 얼마나 싫어했던가.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가지게 된 것에 서러웁고, 두려워 흘러나오려하는 눈물을 꽉 참고 의사의 이야기가 끝나자 나는 급하게 일어나 진료실문을 닫고 나와 복도를 걸어가며 결국은 눈물을 쏟아내고 화장실로 달려가 엉엉 울었다. 퉁퉁 부은 얼굴로 치료를 받으며 죄없는 레지던트를 노려보고, 의사의 말에 입은 닫은채 고개만 끄덕이다 나왔다. 밖에 나오니 햇빛이 너무 뜨거워 온통 신경질에 길에 서서 다시 울었다. 그냥 그곳에 멈춰 어디에도 가지 않고, 어떤 시간도 지나지 않고 답이 필요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거나, 내가 사라져버리거나 라고도 생각했다.

주어지는 보상도 없이, '그'는 나에게 견디라고만 한다. 혹은 스스로 흰 깃발을 흔들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통의 삶 정도를 바랬는데, 이것은 더하고 꽤나 덜하다.  '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 모든 것을 떠나. 나는 살게 되는 것인가. 그게 언제인가.

salvation
; 곪아버린 영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