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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j
2011. 12. 3. 01:43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것. 아니 나에게 꾸준히 그러한 삶은 내것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해 왔던 것.
여자로써의 삶과 여자로써의 사랑받음에 대해. 나는 결핍이 아닌 나에게 지나친 것이라 생각해왔음을 오늘 스스로에게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거울 속의 나에게 하얀 혹은 눈부신 드레스를 입히고, 결혼을 하기 직전의 한결같은 그 행복의 혹은 떨림의 미소를 띈 여자들의 모습에 나를 넣어보는 것. 그 이미지를 떠올려보고 나는 그것이 처음인 것에 나 역시 깨닫게 된 것이다. 어린 날부터 지금까지. 그러한 나의 모습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지난 날들을 나는 그것을 완전히 배제한체 내것이 아님에 스스로 눈감아버리고 어떻게 나는 여자로써 지금의 여자가 되어있는지. 그래서 나는 이런식의 여자가 되어버린 것인지. 여자로써의 환상을 지니지 않은채 커 온 여자는 나같은 여자가 되어버리는 것인지. 나를 심하게 몰아세우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해도 현재의 나는 거대한 과거와 엉켜있어 풀어내면 풀어낼수록 다치고 있다.
벗어나고 있는 과정이다. 연관된 것은 습관, 생각의 끝과 나를 가두어 놓았던 것, 과거의 전부. 이 모든 것이 지금의 나라서. 천천히 하나씩이 전혀 되어지지 않는다. 한꺼번에 몰아치고 한꺼번에 쓸려 나간다. 그리고 어김없이 잔해는 남아. 과거는 없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