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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j 2024. 4. 26. 18:53

남아 있는 생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받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뱉어내는 말보다 주워 삼키는 말들이 많아졌다

 

삶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자 내 몸에 새겨진 흉터가

몇 개인지 세어보는 일이 잦아졌다

반성할 기억들의 목록이었다

 

뼈에 든 바람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두려웠고

계절이 몇 차례 지나도록 아직 이겨내지 못했다

 

사소한 서러움 같은 것이 자꾸 눈에 밟히지만

아무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했다

 

바싹 여윈 

등뼈가 아름다웠던 사랑이 떠난

여름 이후

 

 

여름 이후 ,  이종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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