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을 내게 다짐해줄수있나요?"
" 당신을 평생 가슴에 담을 순 있어요."
오랜만에 열어본 그 때의 대화를 난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사랑을 믿었던 당신과 당신을 사랑하면서도 사랑 자체를 의심했던 나의 대화를. 가벼운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있던 내 모습을. 아마도 지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어느 누구를 만난다면 나 역시 물을테지, 평생을 내게 다짐해 줄 수 있느냐고, 이젠 사랑을 믿으니, 그 사랑을 함께 하고 싶을테니.
영원한 사랑이 아니라. 운명을 믿는 것이다. 나와 당신은 만날 수 밖에 없었다는. 그 형용할 수 없는 순간들을. 어쩌다 생기는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것을. 나는 그를 잃고 나서야 인정한 것이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뭐 별 대수로운 일이라고, 그걸 가슴에 담아 놓는냐고, 나는 내게 말했다. 결국 너의 곁을 떠난 그를 생각해. 사람의 마음은 원래가 변하는 거야. 가벼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나는 내게 말했다.
그리고, 그와의 지난 이야기를 보았다. "당신을 평생 가슴에 담을 순 있어요." 그때의 나의 말은 그저 내뱉은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말한 진실한 말이었다.
사랑했던 그를, 가슴에 담으려고 한다. 자신을 잊어달라며 떠나버린 그 사람을, 나의 사랑을,
변해버리는 주위의 다른이들의 마음이 아니라, 집중해야 할 것은 나의 마음이란 것을. 알아버렸다. 평생 담아가지고 갈 수 있는 나의 노력이라는 것을. 내가 내게 말해야 할 것은. 가벼운 사람의 마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을. 담고 갈 마음을 내가 가지는 것임을.
날 잊은 그 사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마음을 생각해야 함을.
당신을 사랑하던 것도 나의 몫이였고,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을 담아둔채 가지고 가야 하는 것도 나의 몫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