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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기를 사람을 그리려면 사람을 그려서는 안되고, 산을 그리려면 산을 그려서는 안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산을 그릴 때 산을 그리면 그냥 풍경화가 되는데 하늘을 정성스럽게 그리기 시작하면 멋있는 산이 되듯이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주변을 살펴 그리다 보면 오히려 대상이 정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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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어디에나 있지만 풍경은 그것을 소유하는 사람에게만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은 진정한 자연으로서의 풍경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이미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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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그리기란 자기애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최고의 정치적 행위이다. 삶의 형태 속에 동그랗게 말려진 순수한 일 말이다. 생산적이고 경제적인 노동이 아닌 한가롭고 여유롭고 권태로운 가운데 오로지 자기 안으로 깊고 절실하게 무작정 파고 들어가 어떤 매력적인 덩어리를 만나는 일, 흡사 성애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그런 일이 바로 예술 행위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