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점점 둥글게 말린다 그대로, 서로의 몸속으로 들어설 것처럼 서로 얼굴을 햝아가며 적어가는 표정
잃어버린 축축한 열쇠를 들고, 오랫동안 잠겨있던 문을 열며 들어가다 멈춰 선 자세로 서서히 사라지는 한때를 생각한다 아껴가며 슬펐던 개인의 역사란 휴지에 묻은 울음소리 같은 것
주변에는 늘 비가 내렸고 장엄한 풍경을 위해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길 바랐다 그런 밤에는 꼭 누군가 등 뒤에 서 있는 기분 그렇게 사람은 누구나 등을 키우고
지금, 서툰 감정을 경청하며 문을 닫아주려 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씩 녹아내린다 달무리 지고 구름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