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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모든 것과 잠시 떨어져 지낼 뿐이다. (아니, 모든 것들이 내게 있던 적은 있었을까.) 약간, 너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너의 말도, 너의 말도, 그리고 너의 말도 같이. 사람들은 나의 솔직한 말들에 대해. 미안하다 말했다. 나는, 그들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미안하게도 또 다시 내가 그들을 미안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네. 그들이 앞으로 가고 있는지, 내가 그 자리인건지. 그들을 두고 내가 가고 있는 건지. 그래. 그런것은 상관없지. 그저 나와 그들이. 그리고 네가 같은 그 길에 서있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미안하다 말하고 싶은 거라면, 그래. 너도 가. 떠나갔던 그들처럼. 미안하다 말하며 필요이상의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문을 닫고 나가줘. 너도.너도.너도. 그들처럼..

x 200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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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하는 시간들 속에 있을 적엔 이 시간 덕분에 당신이 없는 날이 올지라도 이 시간들의 힘으로 나 행복할 수 있을거라 웃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내 오만이었음을. 당신이 없는 지금 이 시간에 그때의 당신이 있던 시간이 진해지면 나는 이 시간의 미지근함마저 힘이 든다. 손을 대면 물기가 손으로 젖어지게 촉촉하던 그 시간들도 그 때의 당신을 볼 수 없음에. 이젠 바삭거리는 소리로 메마르다. 시간마저 외롭다.

x 20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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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싶었다. 아쉬움도 없이.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 지꺼기도 걸러내어 그곳에 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떠났었다. 그러나 돌아온 지금은. 정말 그것을 버리고 왔는지. 아니. 인연의 존재에 대한 갈망만 더 보태어 왔는지. 왔으면 가는 것이 세상의 순리이며 사람의 마음을 부탁할 수 없는 것은 이치라는 것을. 알지만 그곳에마저 버리지 못하고 더욱이 가난한 마음을 들고 다시 돌아왔나보다. 가난하다. 내 몸과. 마음과. 게다가 정신까지. 세상을 살아가는데 당연하다고 넘겨야 하는 것들을 얼마나 더 겪어보아야 그래. 그건 당연한 일이지라며, 아쉬움이 없는 얼굴로 넘길 수 있을지. 아쉬움없이 살자.며 뒤돌아 섰는데. 그 순간마저 아쉬움에 넘치는 것을.

x 20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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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 아니 어느날 부터였나. 내 주위 모든 것들이 시시해졌다. 재미가 없어진 거다. 특히. 사람이.난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그것들로 부터 내가 떠나야 하는 건가. 꼭 무엇을 해야하나. 그냥 그대로. 놔둬. 적막 속에서 들리는 더 시시한 소리. 난 그들과 무엇을 하며 어울렸나. 떠올려지지 않는다. 그래도 웃음은 있었지. 그런데 무엇때문에. 웃었나. 사사로운 것들이 뭐가 그렇게 웃음소재가 되었었나. 그들은 그 때와 같다. 거기 그곳에 그때와 같은 웃음을 짓고 있다. 재미가 없다.

x 200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