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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이 존재한다면 어떤 문장으로 시작해도 상관없다. 언젠가는 미리 정해놓은 결말에 도착할 것이다. 방향이 분명치 않는다면 함부로 문장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아무렇게나 쓴 문장에도 가리키는 방향이 있다. 그것은 다음 문장에 영향을 미치고, 마침내 결말의 방향을 한정하고 말 것이다. 문제는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것이 매우 나쁠 경우다. 그럴 때면 제자리에 머무는 글쓰기를 해야한다. 앞으로 가면 다시 돌아온다. 시계 방향으로 일정하게 원을 그린다. 이것이 어렵다면 비슷한 문장을 반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게 제자리에 머물 수만 있다면, 어쩌면 슬픈 결말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가지. 제자리에 머무는 글쓰기 앞에서는 사실상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글쓰기를 멈추..

카테고리 없음 20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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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기쁨은 그들의 고난에 대해 느끼는 슬픈만큼이나 진지하며, 그들의 비참함에 대해 대해 느끼는 우리의 동료감정은 그들의 행복에 대해 느끼는 동료만큼이나 실질적이다 고상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예리하고 섬세한 식별력이 바로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의 미세하고 거의 지각할 수 없는 차이를 구별해낸다 고상한 취미와 훌륭한 판단력이 찬사와 감탄을 받을 만한 자질로 생각될 때에는 흔히 볼 수 없는 감정의 섬세함과 이해력의 날카로움울 의미하는 것으로 상정되는 것처럼, 예민한 감수성과 자기통제의 덕성도 통상적인 정도에 있지 않고 비상한 정도로 그러한 자질을 지닌 점에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인간애와 같은 호감을 주는 덕성은 교양이 없는 보통 사람이 가지는 정도를 초월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확실하..

z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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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들이 크고 작은 숲에서 종족이나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것을 보면 나는 경배심이 든다. 그들이 홀로 서 있으면 더 큰 경배심이 생긴다. 그들은 고독한 사람들 같다. 어떤 약점 때문에 슬그머니 도망친 은둔자가 아니라 베토벤이나 니체처럼 스스로를 고립시킨 위대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우듬지에서는 세계가 속삭이고 뿌리는 무한성에 들어가 있다. 다만 그들은 거기 빠져들어 자신을 잃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오로지 한가지만 추구한다. 자기 안에 깃든 본연의 법칙을 실현하는 일, 즉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만 힘쓴다. 강하고 아름다운 나무보다 더 거룩하고 모범이 되는 것은 없다. _ 나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운 사람은 더는 나무가 되기를 갈망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신..

z 2022.02.08